잠에서 깨자마자 물 한 잔 마시는 분들 많으시죠. 속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장도 깨우는 좋은 습관입니다. 그런데 그 물의 온도, 혹시 신경 써보신 적 있나요? 냉수는 위를 놀라게 하고, 뜨거운 물은 식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아침에 마시는 물은 ‘미온수’가 가장 적당하다는 말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 온도가 미온수일까요? 오늘은 아침 루틴으로 좋은 미온수의 적정 온도와, 그 물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적정 온도'는 몇 도일까?
일반적으로 ‘미온수’라고 하면 30도에서 40도 사이의 물을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아침 공복에 마시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는 약 36도에서 38도 사이, 우리 체온과 비슷한 정도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체온보다 너무 낮은 물은 위장과 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뜨거운 물은 식도 점막을 자극해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우리가 손등에 물을 묻혔을 때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게 느껴지는 정도가 바로 이 체온과 비슷한 미온수입니다. 손으로 온도를 느끼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기포트나 전자레인지로 데운 후, 식히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끓인 물을 약 10분 정도 두면 대체로 이 미온 상태가 되며, 직접 온도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왜 아침에 미온수를 마시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공복 상태의 위장을 부드럽게 깨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는 동안 위와 장은 활동을 거의 멈춘 상태인데, 체온과 비슷한 미온수를 천천히 마시면 소화기관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서서히 활동을 시작하게 만들어줍니다. 또 미온수는 몸속 순환을 돕고, 자는 동안 부족해진 수분을 효과적으로 보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차가운 물보다 따뜻한 물이 훨씬 마시기 편하고, 체온 유지에도 좋습니다. 여름이라 하더라도 아침 첫 물은 시원한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더 부담이 덜하죠.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은 위장뿐 아니라 전신의 혈관에도 무리가 덜 가기 때문에, 연령대와 계절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안전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미온수를 마시면 몸속에서 다양한 긍정적인 반응이 일어납니다. 첫 번째로 가장 많이 알려진 효과는 ‘장운동 자극’입니다. 아침에 따뜻한 물이 장까지 도달하면 장 근육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변의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변비로 고생하는 분들은 아침 미온수 마시기만으로도 장 건강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혈액 순환 개선입니다. 차가운 물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반면, 따뜻한 물은 혈관을 확장시켜 전신의 혈류를 원활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로 인해 뇌에도 산소와 영양이 더 잘 공급되어 아침의 멍한 느낌이 줄고, 집중력이 조금씩 올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손발이 잘 차가운 분들이나 아침에 부기가 심한 분들에게는 미온수가 하나의 순한 각성제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도와주는 효과입니다. 잠자는 동안 몸은 자연스레 수분을 잃고, 간과 신장 등에서 노폐물도 쌓이게 됩니다. 이때 물 한 잔을 마시면 체내에서 정체된 물질들이 희석되어 소변으로 배출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특히 공복에 마시는 물은 위에 음식물이 없어 물이 빠르게 장까지 도달하며 흡수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이런 배출 작용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온수는 속쓰림이나 위산 역류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공복에 찬물을 마시면 위 점막이 급격하게 수축되거나 위산이 더 자극받을 수 있는데, 미온수는 이런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자극 없이 속을 안정시키는 데에는 차가운 물보다는 미온수가 더 나은 선택인 경우가 많습니다.
효과적으로 마시는 방법은?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마시느냐’도 중요합니다. 우선, 공복에 천천히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어나자마자 한 컵 분량(약 200ml 정도)의 미온수를 소량씩 나눠 마시면, 위장이 부담 없이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급하게 마시거나 너무 많이 마시면 오히려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마시는 속도와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는 미온수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원한다면 레몬 한 조각이나 꿀을 아주 소량 넣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때도 중요한 건 ‘과하지 않게’입니다. 예를 들어 레몬을 너무 많이 넣으면 위산이 자극될 수 있고, 꿀을 많이 넣으면 당분 섭취가 늘어나기 때문에 물 본연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디톡스 음료처럼 마시기보다는, 순한 물 한 잔으로 시작한다는 느낌을 잊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로는 물의 품질입니다. 끓였다 식힌 물을 쓰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정수기 물이나 생수도 괜찮지만, 전날 끓인 물을 미온 상태로 데워 사용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안전합니다. 위생적인 관리가 되지 않은 물은 오히려 장 건강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하루의 시작을 위한 물이라면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온수는 어디까지나 건강한 생활 습관의 하나일 뿐,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온수를 매일 마신다고 해서 단기간에 몸이 확 좋아지거나, 살이 빠지거나, 병이 낫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소화력 향상, 수분 보충, 순환 개선 같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쌓여 조금씩 몸 상태를 바꾸어주는 조력자가 되어줄 수는 있습니다. 즉, 꾸준히 실천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습관이라는 점에서, 매일의 루틴으로 삼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행동입니다.